반전과 평화의 선언
피폭협회 박영표 전 회장
지금부터 73년 전 1945년 8월 6일, 당시 조선인은 히로시마에 8만 명이 살고 있었다고 합니다. 일본인보다 빈곤하게 살고 있었지만 희망을 가지고 살아가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8월 6일 아침 8시 15분, 강렬한 빛이 번쩍 빛나고, 모든 건물이 일순간에 무너지는 듯한 쾅 소리와 함께, 어떤 사람은 뼈만 남고, 어떤 사람은 옷도 피부도 다 벗겨져 새빨간 벌거숭이로 되고, 어떤 사람은 야구공 크기의 돌이 머리에 박히고, 어떤 사람은 무너진 집에 깔려 불이 번져 생죽음을 당하는 차마 눈 뜨고 볼 수 없는 생지옥이 되었습니다. 이런 일이 불과 10초 동안에 일어났습니다. 세계 역사가 시작된 이래 이렇게 처참한 죽음을 당한 적이 있었을까요?
나가사키를 포함하여 8만에서 10만 명의 한국인이 원폭의 희생을 당하고 있으면서도 그 괴롭고 쓰라린 고통과 살아있는 것이 한이 되는 그런 처참한 생을 겨우겨우 지탱하고 있으면서도 지금까지 우리들은 호소할 힘도 없었고, 호소할 사회 환경도 없었고, 확실하게 호소할 상대방도 선명치 못한 채 73년의 세월이 흘러갔습니다. 이제 피폭자의 평균 연령이 84세가 되었습니다.
이 눈물과 원통함은 이제 얼마 지나지 않아 사라질지도 모르지만, 하지만 없어지면 안 될 것이 세가지가 있습니다.
첫 번째 원폭을 두 번 다시 이 지상에서 사용하지 말라.
두 번째 인간의 행복을 빼앗아가는 전쟁을 하지 말라.
세 번째 인간이 살아가는데 필요한 무너지지 않는 평화를 우리들의 손으로 되찾아야 한다.
이상, 한국원폭피해자협회의 한 사람으로서 제2회 반전과 평화의 선언을 세계를 향하여 선언합니다.